소아중환자실에 입원한 아이를 돌보는 간호사의 따뜻한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아무도 보지 않는데도 아이에게 사랑을 담은 말을 해주며 정성스러운 손길로 보살피는 태도가 드러나는 이 영상은 온라인에서 퍼지며 감동을 전하고 있다.
지난 14일 간 이식 수술을 받고 소아중환자실에 입원했던 생후 21개월 아이의 엄마 A씨는 인스타그램에 지난해 11월 아이 입원 당시 우연히 찍힌 영상을 게시했다.
당시에는 코로나19 때문에 면회를 할 수 없었고, 휴대전화 공기계를 의료진에 전달해 주면 담당 간호사가 영상통화를 연결해주던 상황이었다. 그나마도 아이가 화면 속 엄마를 보고 너무 울어 사진과 동영상을 부탁해야 할 뿐이었다.
A씨는 “수술 3일 차 정도 되던 날,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아이와 병동에 있을 때 유용하게 쓰던 베이비 캠 애플리케이션(앱) 알람이 왔다”며 “아이가 텔레파시를 보낸 건지, 평소라면 무심히 지나쳤을 알람을 홀린 듯 확인하며 앱을 켰는데 화면 속 아이가 보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게 무슨 상황인가 얼떨떨한 와중에 아이 모습을 간직하고 싶어 일단 화면 녹화를 했다”며 “분명히 베이비 캠 앱을 종료하고 전달했는데, 아마 휴대전화를 조작하던 중 실수로 앱이 켜져 카메라가 활성화된 것 같다”고 했다.
A씨의 휴대전화로 전송된 실시간 영상에는 간호사가 콧줄을 달고 있는 아이에게 다정하게 ‘사랑한다’ ‘예쁘다’고 말해주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간호사는 아이에게 가족의 사진을 보여준 듯 “아빠 알아?” “엄마 알아?”라며 “아빠랑 엄마가 빨리 나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대” “얼른 나아서 엄마 보러 가자”고 응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사랑스러운 듯 “왜 이렇게 예뻐” “아구 착해”라는 말을 반복했다. 다른 의료진도 “아까 테이핑 하는데 너무 힘들어했어”라며 “미안해” “사랑해”라고 말을 건넸다.
A씨는 “그날 밤, 몇 분짜리 녹화된 영상을 수도 없이 돌려보며 참 많이도 울었다”며 “솔직한 심정으로는 모른 척 틈틈이 뭐 하고 있나 소리라도 들어볼까 하는 욕심도 들었지만, 다음 날 아침이 되자마자 앱이 켜졌으니 종료해달라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의료진은 아이의 머리 모양을 매일 바꿔 묶어주고, 콧줄 고정 테이프를 하트 모양으로 잘라주는 등 아이에게 정성을 쏟아왔다고 한다. A씨는 “중환자실 의료진은 부모의 역할도 같이 수행한다고 했던 말씀이 무엇인지 확실히 이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