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경기도 의정부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 2명이 잇따라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한 교사가 사망 직전까지 학부모 민원에 시달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 교사의 사망 사실을 확인하려고 장례식장까지 찾아온 학부모도 있었다.
13일 MBC에 따르면 경기도 의정부의 한 초등학교 초임교사였던 고 이영승 교사는 지난 2021년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 교사는 ‘이 일이랑 안 맞는 거 같다. 하루하루가 힘들었다’는 글을 남기고 25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이 교사는 사망 직전과 직후에도 학부모의 민원을 받았다. 이 교사의 휴대전화에는 장기결석 중인 학생의 학부모 A씨로부터 부재중 전화 2통, 숨진 직후에도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다음날까지 교사의 회신이 없자 A씨는 곧장 교무실로 찾아왔다. 동료 교사는 “굉장히 난폭하셨다. ‘갑작스럽게 작고하셨다’고 말씀 드려도 안 믿으셨다. 거짓말하지 말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A씨는 결국 이 교사의 사망을 확인하겠다며 장례식장까지 찾아가 유족과 실랑이를 벌였다. 당시 A씨는 장례식장에서 유족에게 “인사하러 온 거 아니다”라며 조문을 거부했다.
악성 민원을 넣었던 학부모라는 걸 눈치 챈 유족이 “어머니, 남의 장례식장이 놀이터냐”고 묻자 A씨는 “저 아시냐? 내가 못 올 데를 왔나 보다”라고 답했다.
이 교사는 사망 전날 또 다른 학부모에게 ‘아이를 따돌린 학생들에게 공개 사과를 시켜달라’는 민원을 받았다.
또 이 교사는 부임 첫해인 2016년 수업 도중 한 학생이 페트병을 자르다 손을 다친 사건과 관련해 3년이 넘는 기간을 배상 요구에 시달렸다.
해당 학생의 부모는 학교안전공제회 보상금 200만원을 지급받았으나 교사에 계속 연락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휴직 후 군복무를 하던 선생님에게도 직접 해결하라고 문제를 떠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 교사에게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했던 학부모 3명은 서로의 존재를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이 교사가 힘들었던 이유를 다른 학부모의 탓으로 생각했다고 MBC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