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를 봤다” 폭염에 쓰러진 남자를 위해 여성이 한 행동이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 은평구에서 CU편의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30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하루 중 가장 더울 즈음인 오후 2시쯤 한 중년 남성 손님이 편의점으로 들어왔다. 남성은 약간의 물건을 산 후 편의점 밖에 있는 현금인출기 관련 이야기를 했다. A씨는 ‘손님이 돈을 뽑으려나 보다’ 생각했고, 이내 다른 손님들을 맞이하느라 바빠졌다.

15분쯤 뒤 한 여성 손님이 편의점에서 생수를 샀다. 이때까지만 해도 별다른 것 없는 평범한 하루였다.

그때 방금 생수를 샀던 여성 손님이 다시 편의점에 들어와 A씨에게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현금지급기 앞에는 좀 전에 봤던 중년남성 손님이 쓰러져 있었다. 그는 갑자기 쓰러져 땅에 부딪혔는지 피를 흘리고 있었다. 놀란 A씨는 황급히 112에 신고했다.

A씨는 나중에 CCTV를 본 후 여성 손님이 현금지급기 앞에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남성을 보고, 그에게 주기 위해 생수를 샀다는 걸 알게 됐다. 편의점 CCTV에는 여성 손님이 조심스럽게 남성 옆에 생수를 놔두는 장면이 남아 있었다. 그로부터 10~20초 뒤 남성이 ‘픽’ 쓰러졌다. 여성 손님은 걱정됐는지 뒤를 돌아봤다가 쓰러진 남성을 보고 A씨에게 달려온 상황이었다.

경찰과 구급대원이 출동한 모습을 본 여성은 A씨에게 “가보겠다”는 말을 남긴 후 사라졌다. 응급조치를 받은 남성은 ‘가족들에게 창피하다’며 병원 이송을 거부했다고 한다. 10여 분간 구급대원과 함께 남성의 상태를 지켜본 A씨는 “남성이 ‘쓰러지기 전 기억이 안 난다’면서도 몸이 괜찮아졌는지 택시를 타고 떠났다”고 했다. A씨는 “더운데도 응급조치를 잘해준 구급대원들에게는 시원한 음료수 1병씩 드렸다”고 했다.

이 사연은 A씨가 지난달 3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오늘 천사를 봤네요’라는 제목의 올리면서 알려졌다. 네티즌들은 “요즘 세상에 여성분 진짜 착하다” “저런 천사 같은 분들이 우리 주변에 아직도 많다”며 훈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